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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생활기/일기

2019.01.25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

 

 

 지난 금요일, 2019년 1월 18일 오후 다섯시 즈음. 할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셨다.그 전날 할아버지를 뵙고나서 속으로 '이제 얼마 남지 않으셨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할아버지를 보고 나서도, 당신이 그렇게 아픈걸 알면서도 나는 휴가 전에 약속했던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 했다. 마음이 그렇게 썩 좋진않았다. '내가 할수있는게 없다'라는 핑계로 할아버지 곁을 떠났다. 할아버지와 나는 그렇게 깊은 유대 관계가 없었다.어릴적 일년정도 할아버지 댁에서 살았지만 나는 왜 인지 몰라도 할아버지와 추억이 없다.아니, 추억이 분명 있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왜 기억이 나지 않을까.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나서야 할아버지에 대해 궁금한것이 떠올랐다 '할아버지의 고향은어디인지','어떤 음식을 좋아하셨는지','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등 많은 생각을 하였지만 다 부질없는 생각이다.

 

 빈소를 지킬때 할아버지 영정사진을 하루종일 보았는데 문뜩 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할아버지께서 없으셨으면 아버지 형제들 6남매가 존재 하지 않았을 것이고 나도 지금 이 글을 쓰고있지 못할것이다. 나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항상 제사를 지낼때면 나는 못된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죽은 사람에게 무슨 절이냐','돈아깝게 무슨 제사상이냐'등등. 제사를 지내는 이유를 30살에 알게된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제사의 의미가 다른사람들과 같을순없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가족들과 제사를 지냄으로써 돌아가신 분들을 가족과 함께 생각하며 저녁도먹고 이야기도하며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 안부를 묻는 그런 모임이라 나는 생각한다. 이 사실을 조금만더 빨리 깨달았다면 30년동안 제사를 지내며 그런생각은 하지않았을것이다. 

 

 이제서야 가족들의 의미가 나에게 와 닿는다. 가족들은 나에게 짐이라는 생각을 했던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앞에서 언급했듯 나는 할아버지와 유대감이 없었다.하지만 장례식중에 나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 

 

 

 

할아버지께서 평생을 사셨던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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